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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구실을 한다"는 말은 우리가 흔히 듣고 쓰는 말이지만, 막상 그 뜻을 묻는다면 선뜻 답하기 어렵습니다.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도, 많은 재산을 모으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 구실이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다하는 것입니다. 그 도리가 무엇인지 세 가지로 생각해 봅니다.

1. 자기 몫의 책임을 다하는 것
사람 구실의 첫걸음은 자기 삶에 대한 책임입니다. 맡은 일을 성실히 해내고, 자신이 한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거창한 일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약속 시간을 지키고, 빌린 것을 갚고, 잘못했을 때 핑계 대지 않고 인정하는 것. 이런 작은 일들이 쌓여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됩니다.
특히 가정에서의 책임은 더욱 무겁습니다. 부모로서, 자녀로서, 배우자로서 맡은 자리가 있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가족의 이야기를 흘려듣고, 힘들다는 이유로 돌봄을 미루다 보면 어느새 곁에 있는 사람들은 외로워집니다. 돈을 벌어 오는 것만으로, 혹은 집안일을 하는 것만으로 책임이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쓰고 시간을 내어 곁을 지키는 것까지가 자기 몫의 책임입니다.
2.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습니다. 우리가 먹는 밥, 입는 옷, 오가는 길 모두 누군가의 수고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 구실에는 받은 만큼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이 포함됩니다. 어려운 이웃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무거운 짐을 든 사람을 위해 잡아 주는 문, 이웃의 슬픔에 함께 아파하는 마음이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또한 남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무시하거나, 약한 사람 앞에서 힘을 과시하는 것은 사람 구실과 거리가 멉니다. 말은 한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고, 한 번 준 상처는 오래 남습니다. 말을 아끼고 상대의 처지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이 사람 사이의 온기를 지켜 줍니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만큼 남을 대접하는 것, 그것이 이웃과 함께 사는 기본기입니다.
3.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하는 것
마지막으로, 사람 구실은 완성된 상태가 아니라 평생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누구도 처음부터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실수하고, 후회하고, 그 속에서 배우며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사람의 길입니다. 중요한 것은 잘못을 숨기지 않고 돌아보는 용기입니다. 하루를 마칠 때 오늘 나는 누구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내가 해야 할 도리를 했는지 스스로 묻는 시간이 나를 바르게 세웁니다.
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려는 겸손함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유연함이 있을 때 비로소 나이만큼 깊어질 수 있습니다. 남의 지적을 불쾌하게 여기기보다 나를 돌아보는 거울로 삼고,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어디에 있든 사람 구실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치며
저는 돈이 없으면 사람구실도 못하는구나! 하고 탄식하며 살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사람 구실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맡은 책임을 다하고, 이웃과 따뜻하게 어울리며, 스스로를 부지런히 가다듬는 일상 속에 있습니다. 오늘 하루, 나는 사람 구실을 하며 살았는지 조용히 되돌아보는 저녁이 되시기를 바랍니다.